좋은 악기란?

Life/Music|2019. 1. 5. 17:36
반응형

좋은 악기란 무엇일까? 좋은 목재, 좋은 부속품, 좋은 픽업과 프리, 장인이 만든 악기...... 이 기준은 사는동안 수시로 변하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이 기준을 누구의 말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찾기 위해, 반평생동안 여러 악기를 사고 팔아봤다. 하지만, 굳이 나같은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여러 선배들을 통해 어느정도의 선택지는 주어져있다.




1. 가장 좋은 악기는 손이다.


2. 비싼 악기는 비싼 값을 한다.


3. 1과 2의 혼합이 가장 좋은 결과물을 내놓는다.


4. 싼 악기라고 해서 무시할 수 없다. 가끔이지만 보물과 같은 물건들이 나오기도 한다.




내가 악기 여행을 시작할 당시, 결론은 당연히 2번이었다. 그래서, 방송에 많이 보이고 녹음실에서 많이 썼다하는 장비들을 들이기 시작했고, 그 장비들이 왜 좋은지 몸으로 느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장비들이 내 평생의 장비가 되진 못했다.


사람도 그러하듯, 악기도 여러 악기를 접하다 보면, 이 이상의 악기 여행이 무의미해질 만큼 손에 맞는 악기가 나온다. 단지 비싸서가 아니라, 가격이 나름 저렴한 악기 중에서도 이런 마음이 들어서 팔지 않기로 결심한 악기들도 있다. 이 글에서는 4번의 경우다.


이런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면 불현듯 현자타임이 오고는 하는데, 내가 악기를 아무리 바꾸고, 픽업 및 이펙터들을 통해 톤 메이킹을 해서 달라진 결과물을 들고와도 사람들이 듣기엔 내가 연주하는 소리는 이전과 거의 다를바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경험을 계속 하다보면 악기 여행보다는 결국 1번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요즘은 악기를 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장비를 들인게 1년 전이니, 나로서는 정말 오래된 일이다. 2,4번을 겪었으니 1번을 베이스로 3번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연습을 거듭할 뿐이다.




이 뻘글은 나른한 오후, 어느 악기를 연주해도 그만의 소리를 들려주는, 존경하는 '아브라함 라보리엘' 선생님의 테스트 클립을 보면서 써보았다. 악기 핑계대지 말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