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추천] 마음의 길을 넓혀줄 음악 한 곡.

Life/Music|2019. 1. 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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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던 중에 갑자기 이 음악이 뜬금없이 내 머리를 울리기 시작했다.



펑크를 한참 좋아하고 외국 음반을 사 모으면서 밴드도 결성하고 일렉기타를 물어뜯던 때가 거의 20년 전이라, 정말 오랜만이긴 오랜만이다.


설거지를 할 때는 대개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하는데 오늘은 귀찮아서 그냥 무표정으로 그릇을 닦았더니


'야! 이왕 할 거면 재미있게 해!'


라는 뇌의 명령이 떨어진 기분이다. 


머리속에서 재생되는 멜로디를 한참을 따라부르다 설거지가 끝나자 마자 유튜브에서 오랜만에 연주를 찾아 들었다. CD를 모아놓은 상자 어딘가에, 시원하게 달리는 편곡을 해놓은 랜시드의 음반도 있지만, 상자를 까는 순간 추억여행으로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거기까지 가지는 않았다.


음원을 듣다가 Sham 69 형님들의 예전 모습이 궁금해서 영상을 찾아보았다.



개간지다.


40년이 넘은 라이브인데도, 이 영상에서 뿜어져나오는 젊음의 에너지는 정말 폭발적이다. 요즘은 펑크음악을 들어도, 퀄리티를 신경쓴 상당히 정돈된 느낌의 앨범들이 많은데, 이 영상은 다듬을 필요가 없이 그 자체가 마스터피스다.


정말 오랜만에 음악을 듣던 중, 갑자기 가사에 눈이 갔다.


Just take a look around you 

What do you see ?

Kids with feelings like you and me 

You understand him, he'll understand you 

For you are him, and he is you 


나이를 들 수록 '나는 너를 이해한다' 라는 말의 무게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사실, 누군가를 이해한다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도 생각된다. 옛날 노래 가사처럼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가 '이해한다'라는 말 보다 더욱 마음에 와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형님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먼저 이해할 것을 노래한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말이지 않은가?


감정 소모를 줄이기 위해 넓었던 관계들을 좁히고 필요한 만큼의 연락만 하고 살아도, 가까운 사이에서도 누군가를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해해야만 하는 일들이 생기게 된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도 나를 수없이 이해하려 해보았겠지. 하지만, 나도 그들도 완벽한 이해는 있을 수 없기에, 멀어지고 가까워지고를 반복하다 결국 더욱 깊은 관계로 가거나, 보게 되지 않거나의 두 갈래 길을 맞이할 뿐이다.


이 노래를 버전별로 몇 번이고 듣고있자니, 한쪽 길은 아예 없는걸로 생각하고 그냥 마음속에 넓고도 깊은 길을 만들어놓고 싶은 생각도 든다. 


어릴때는 그저 가볍게 즐겼던 노래가, 쌩뚱맞은 시기에, 전혀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올 한해는 조금 더 이해하며 살아야지.




[음악 추천] 마음의 길을 넓혀줄 음악 한 곡. oi ! o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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