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매매일지 및 일상 정산.

Life|2019. 10.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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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아서 짧은 매매일지와 더불어 9월을 잠시 돌아보기로 했다.


9월은 왜인지 험난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먼저, 5년간 잘 써오던 SSD하드가 날아갔다. 이 하드속에는 의뢰받은 사진 편집 자료와 최근 작업하고 있던 곡들의 세션이 들어있었고 19년 3월 이후 작사된 노래들이 백업되지 않은 채로 들어있었다.


그 외에 수많은 강의 문서 및 아이디어 노트들도, 언제나 당연하게 고장나지 않을거란 정신나간 믿음으로 그 흔한 복사본 하나 만들지 못하고 모든 자료가 날아간 것이다. 문의해본 바에 따르면 SSD는 일반 하드와 저장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 자료를 되살리기 어렵고, 부분도 어디까지일지 장담할 수 없다는 말들 뿐이어서 알아보기를 중지하고 새 하드를 샀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매매를 하는 타입이 아니고, 종목에 관련된 지표를 다중 모니터들에 최소 40개 이상 띄워놓고 매매를 하는지라 하드를 사고 컴퓨터를 내 환경에 맞게 셋팅하는 동안 매매를 중지했다. 증권사 고객센터에서도 나처럼 창을 많이 띄워놓고 매매하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놀라더라. 누군가에게는 일상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놀라움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하필 하드가 터진 시점이 작업 의욕이 꽤나 올라갔을 때였는데, 이 시간이 원치 않는 일로 막히고 나니 그 이후에는 작업 의욕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이후, 안좋은 일들이 줄을 서서 들어오기 시작했다.


잡혔던 공연들과 방송들이 줄줄이 취소되었다. 원래 공연이나 방송 일정이 잡히면 요즘 같이 돼지 열병이 휩쓸지 않는 이상에야 1년에 1~2번 취소될까 말까인데, 2주 사이에 4개의 일정이 날아갔다. 그 이후에도 공연 취소 전화가 왔는데, 짜증도 나지 않고 웃으면서 체념하듯 받게 되더라.


자잘한 일들도 겹치며 의욕 자체가 사라진 날들이었다. 음반 녹음도 그렇고 해야 할 일이 밀려있는데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정신이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매매도 연속적이지 못했다. 기껏해야 매주 1~3번의 매매뿐이었다. 매도 타점이 아닌 곳에서 매도를 걸었고, 매수타점이 아닌 곳에서 매수를 걸었다. 매수야 분할이라 부담 없이 진입한다 쳐도, 막상 매도할 때가 오자 아무런 고민도 없이 시장가로 던지고는 HTS를 껐다. 수익의 어떠함을 떠나서 신중함이 없었다.


손실 종목이 없다고 해서 반성할 포인트 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좋지 않은 일들이 연속되며 멘탈을 흔들어대도, 그 상황속에서 밥을 먹고 숨을 쉬고 잠을 자듯이, 당연한 평균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트레이더의 덕목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이제서야 조금씩 하고싶은 것들이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고, 의욕의 불씨가 지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더 들어갔으면 얽혀있는 관계들에 있어서도 정말 곤란했을 상황들이 많았을텐데 이제 조금씩 수습을 하는 중이다.


그동안 블로그에 종목 분석글이 아닌 일정 글만 계속 썼던 것도 같은 이유다. 그정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분석을 한들, 뭐가 제대로 나올까도 싶었고. 내 블로그의 조회수는 대부분 종목분석 글이기에, 누군가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다시 한 두 종목씩 남겨보도록 하겠다.


중요한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정신적인 에너지도 쏟아야 하지만, 무너지는 순간은 순식간이고, 이것을 전과 비슷한 상태까지 만드는 데는 생각보다 더 긴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쉽진 않겠지만, 블로그에서의 작업들도 예전과 같이 재미를 느끼며 글을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 지루한 글이 뭐라고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은, 오늘부터 한국전력이 25100원 닿을때까지 관찰하셨다가 매수하시고 24000원, 23000원 까지 분할로 담고 기다리다 보면 높은 확률로 돌아나갈 것이니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단 한 종목 올인은 하지 마시고 언제나 분할매수 분산투자를 기억하자.


10월은 좋은 날들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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